Prescriptive vs. Descriptive Grammar (규범과 실용 어법 사이)
Harvard를 방문한 외국인 학생이 미국학생에게 길을 물었다. 자부심이 대단한 Harvard 대학생은 길 안내는 해 주지 않고 “우린 전치사를 문장 끝에 두지 않는다”며 문법문제를 지적했다. 화가 난 외국인 학생이 되받아 쳤다.
“Excuse me, where is the library at?”
“Here at Harvard, we never end a sentence with a preposition.”
“O.K. Excuse me, where is the library at, asshole?”
‘도서관이 어디 있느냐’는 질문은 ‘Where is the library?’라고 해야 하는데 외국인 학생이 마지막에 at을 넣은 것은 비문법적이라는 것이다. 에피소드처럼 나돌던 이 문장은 on-line 상의 언어 연구 설문에도 뽑히게 됐다. 일반 미국인 1만 명에게 ‘지금 어디 있느냐’는 뜻으로 'Where are you at?'라는 문장을 사용하는지 조사한 것이다.
응답은 ‘그렇다’(34%)와 ‘아니다’(36%)가 팽팽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두 문장을 정확히 분간해 사용하는(30%) 사람들인데 ‘지금 어디 있느냐’에는 ‘Where are you?’를 사용하고, 일의 진척도 등을 물을 때는 ‘where are you at?’ 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핵심 규칙처럼 여겨왔던 규칙에 대해 원어민조차 혼란을 겪고 있다는 예다.
가령 ‘What are we waiting for?’나 ‘Where did he come from?’ 등의 문장에서, for와 from을 어디에 두는 것이 옳은가의 문제는 지난 200년 이상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There is the woman (whom) he spoke of’에선 of가 문장 끝에 온다. 이는 관계사 whom을 생략해 of가 귀속되는 대상이 없어져 버린, 다른 표현법이 없는 경우다. ‘I found the books that you had asked for’에서는 관계사 that이 그 앞에 전치사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끝에 있게 된 것이다.
전치사는 문장 끝에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현대 어법에서 시정되어야 할 문법규칙이라고 말하는 원어민이 많다. 고전적 규칙을 지켜야 교양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실제 많이 쓰이는 게 시대에 맞는 규칙’이라는 견해가 팽팽하다.
전통적 규칙준수를 강조하는 전자를 Prescriptive Grammar(규범 문법)이라고 하고, 현실적 용법을 뜻하는 후자를 Descriptive Grammar(실용 어법)라고 부른다. 실용 어법 측은 늘 대세가 곧 새로운 규칙이 된다는 입장이다.
문법학자나 전문가는 항상 규칙을 강조하지만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모아서 그 안에 문법적 규칙 같은 게 있는지를 알아본다. 실용 어법에 더 가까운 태도다. 그래서 일까, Pulitzer상을 탄 NewYork Times의 논설주간이었던 어법의 권위자 William Safire도 한마디 했다.
“Remember, too, a preposition is a terrible word to end a sentence with.”(전치사를 문장 끝에 두면 형편없는 문장이 된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주의하라는 조언이다. 실용성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은 규칙보다는 통용성과 편리성을 더 선호하는 게 사실이다. 구어체의 실용성과 고전 규칙은 정장과 캐주얼 옷차림처럼 경우에 따라 적용하는 게 현명한 일일 것이다.